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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요가 방배점 회원 고은아님

Instagram: @lilybuuns

 

 

<몸이 좋아지면 상처를 받지 않을 것만 같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고은아라고 합니다. 

 

 소개를 간단히  줄로 하자면, ‘극심하게 마른 몸을 가졌다가, 정상체중으로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조금 더 부가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첫 인사로 나이를 묻는 우리나라의 문화상, 저도 나이 먼저 소개해보겠습니다. 2017년 현재, 저는 한국나이로 27살입니다. 운동이 일상이 된 지는 약 4년이 되었네요. 

 

운동이 일상이 되기 전까지 저는 23년간을 마른 여자아이, 마른 여고생, 마른 아가씨로 살아 왔습니다.  “마른 몸? 지금 자랑하는 거야?” 라고 생각하실  있겠지만,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타인이 저를 표현하는 방식으로는 ‘아, 그 비쩍 마른애?’가 대다수였고,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들은 저를 보고 "너무 말라서 징그럽다.”라며 수군댔으며, 지인들은 제게 아무렇지 않게 “살좀 쪄라.” 라고 얘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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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언제나 밝은 척했지만, 남을 의식하는 습관들은 점점 강해져만 갔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본격적으로 살을 찌워보겠다며, 한밤 중에 라면을 끓여먹거나 칼로리가 높은 음식들을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그 외에 큰 돈을 투자하여 한약도 먹고,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헬스장도 갔습니다. 그러나 제 몸은 그 노력들이 가소롭다는 듯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살이 붙었다 싶으면 소화 불량과 역류성 식도염으로 반란을 일으켰지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저를 거식증으로 오해해서 연락이 끊긴 적도 있고, 꼭 가고 싶었던 회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도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몸무게는 대외적으로- 남들이 몸무게를 물어볼 때 42kg였고, 사실은 164cm에 38kg이였습니다. ) 그러나 지금의 저는 몸에 달라붙는 트레이닝 복을 입고 당당하게 운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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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측은한 눈빛 대신 어떻게 하면 이러한 몸을 만들 수 있냐고 물으며, 몇 년을 달고 살던 소화불량과 역류성 식도염은 옛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책이 곧 출간 예정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요가를 통해서 지금의 몸을 만든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칭찬하는 지금의 제 몸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만들었습니다.  

 

매번 후려치기만 당하다가 칭찬을 들어보신 분들은 아실 거에요. 저는 번개를 맞은 만화 캐릭터처럼 정신이 없었습니다. 사실인가? 의문이 들기도 했고요. 그러나 그 의문은 진실이었습니다. 저는 정말 많이 변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몸의 변화를 통해서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칭찬의 수가 늘어날 수록, 제 자신과 남들의 몸을 비교하는 시간도 늘어났습니다. 이에 저는 예전처럼 운동을 즐기기 보다 저를 채찍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정체기는 왔고, 누군가는 “그 전 모습이 나은데?”라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몸이 좋아지면 어떤 것에도 상처를 받지 않을 것만 같다’라는 전제는 천천히 부서져 갔습니다. 그 무렵 요가를 접하게 됩니다. 대략 2016년 12월 쯤이었던 것 같아요. 퇴근을 하고 터덜터덜 집에 가는 길에 받은 전단지를 보고 그날로 요가원에 등록을 했습니다. 딱히 깊게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어떤 돌파구가 절실했습니다. 

 

요가 클래스에서의 제 모습은 ‘처참’ 그 자체였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유연성 꼴찌를 다투었던 저는 상상 보다도 훨씬 더 굳어있었고 모두가 자신의 허벅지와 허리를 붙여 땅과 한 몸이 되어 있을 때, 매번 덧니처럼 툭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아, 때려칠까?’였습니다. 헬스장에 가면 트레이너분들에게 자세 좋다고 칭찬을 받았던 내가, 왜 이 곳에서 안되는 걸 굳이 해야하나 매번 자괴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결론은 요가가 너무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힘만 키우려고 했던 저는 들숨과 날숨을 통해 힘을 빼는 방법 또한 알게 되었고, 수련을 마치고 온 몸에서 땀이 뚝뚝 흐를때에는 가슴이 벅차서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요가의 매력에 푹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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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아메리카 요가에서 요가 자격증 과정을 듣게 됩니다. 요가 자격증이라고 하니 “오, 요가 좀 많이 늘었나보네” 생각하실 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은 저는 여전히 아주 많은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유연성이 많이 필요한 동작을 할때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은 욕심만 가득찬 성난 어린아이 같을 때가 많습니다. 겸손을 떨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실입니다. (차라리 겸손이였으면 저도 좋겠습니다.) 그러나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제가 겪는 모든 감정들을  전달해보겠습니다. 혹시나 마음이 힘드신 분들, 무언가가 두려우신 분들, 아니면 그냥 얘가  쓰려나, 궁금하신 분들 전부 저와의 여정을 통해서 웃음과 정보와 힘을 얻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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